여자골프 유망주 성은정 "2020년까지 세계 1위 목표"

기사입력 : 2017.09.14 07:3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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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갑내기 친구 최혜진과 경쟁은 서로 발전하는데 도움되죠"

지난해 6월 국내 프로대회 연장전 끝에 준우승 "어제도 생각나"



(인천=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1998년 박세리(40)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른 이후 한국 여자골프는 세계 최강으로 군림하고 있다.

박세리, 김미현(40), 박지은(38) 등의 '1세대'의 활약상을 '박세리 키즈'로 불리는 박인비(29), 신지애(29), 김인경(29), 최나연(30), 유소연(27) 등이 이어받았고 또 박성현(24), 전인지(23) 등이 최근 '신진 세력'으로 약진 중이다.

화수분과 같은 한국 여자골프 선수층은 그 뒤를 이어 성은정(18), 최혜진(18) 등 '대어급 유망주'들이 세계 무대를 벼르고 있다.

특히 성은정과 최혜진은 앞으로 10년 이상 한국 여자골프를 이끌고 나갈 재목으로 기대를 모으는 선수들이다.

먼저 두각을 나타낸 쪽은 성은정이다.

성은정은 지난해 6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연장 접전 끝에 준우승했다.

또 2015년과 2016년 US 여자 주니어챔피언십에서 우승했고 지난해 US 여자 아마추어선수권을 제패하는 등 '아마추어 최강'으로 명성을 떨쳤다.

올해는 최혜진의 이름값이 더 높아졌다.

US여자오픈에서 '깜짝 준우승'한 최혜진은 KLPGA 투어 초정탄산수 용평리조트 오픈과 보그너 MBN 여자오픈을 석권하며 1999년 임선욱 이후 18년 만에 KLPGA 투어에서 시즌 2승을 거둔 아마추어 선수가 됐다.

이번 시즌 잠시 숨을 고르고 있는 성은정은 14일 개막하는 K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추천 선수 자격으로 출전한다.

175㎝의 훤칠한 키에 제대로 어울리는 호쾌한 장타 실력은 웬만한 프로 선수들과 겨뤄도 성은정이 밀리지 않는다.

지난해 6월 준우승한 KLPGA 투어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는 박성현과 동반 플레이를 펼치면서 '장타 대결'까지 벌여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개막을 하루 앞둔 13일 대회장 인근 연습장에서 만난 성은정에게 "드라이브샷 비거리가 290야드에 이른다고 했던 인터뷰 기사를 봤다"고 말하자 "그건 정말 제대로 맞고, 한참 잘 굴러갔을 때 그렇다는 얘기"라며 "기자분들이 포장을 심하게 하시더라"며 깔깔 웃었다.

성은정은 "그동안 기복이 심한 편이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줄이기 위해 스윙에 변화를 주고 있다"고 근황을 소개했다.

그는 "그동안 샷을 날릴 때 중심축이 오른쪽으로 치우쳐 타이밍이 잘못 맞으면 공이 너무 (엉뚱한 방향으로) 날리는 문제가 있어서 중심축을 왼쪽으로 옮기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스윙 교정이 진행 중인 데다 지난해 좋은 성적을 낸 이후 주위 기대치가 높아진 것도 여고생 성은정에게는 다소 부담이 됐던 것 같다.

성은정은 "예전에는 이런 변화 과정에 성적이 잘 안 나더라도 큰 문제가 아니었는데 이제는 아무래도 지켜보시는 시선도 많아졌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더 받고 있다"고 털어놨다.

최혜진과 '경쟁 관계'를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성은정은 "(최)혜진이가 우승했을 때 축하 문자도 보냈다"고 소개하며 "경쟁 심리는 당연히 있는데 그런 경쟁을 통해 서로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고 의젓하게 답했다.

이번 대회에는 최혜진이 에비앙 챔피언십 출전 관계로 불참하면서 성은정과 맞대결은 성사되지 않았다.

성은정과 최혜진은 11월 초 KLPGA 투어 하이트 진로 챔피언십에 나란히 출전하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 최혜진은 프로, 성은정은 아마추어 신분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최혜진은 만 18세 생일이 지난 8월 말에 프로로 전향했지만 성은정은 10월 31일생이라 만 18세가 돼야 가능한 KLPGA 입회 자격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만일 성은정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11월 초 하이트 진로 챔피언십에 프로 자격으로 나갈 수 있다. 또 성은정이 지난해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더라도 국내 프로 데뷔가 앞당겨질 수 있었다.

성은정은 당시 최종라운드 17번 홀까지 3타 차 선두를 달려 우승을 눈앞에 뒀지만 마지막 홀에서 티샷 실수 등으로 3타를 잃고 연장에 끌려들어 갔다.

"혹시 그때 생각이 가끔 나느냐"고 묻자 그는 "어제저녁에도 났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잘 안 된 것에 대한 아쉬움이나 트라우마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시인했다.

"그 대회 우승을 놓친 것이 최근 슬럼프의 시작이냐"고 물어보니 "그 뒤로도 미국에서 아마추어 대회를 두 번이나 우승했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사실 작년 여름에 워낙 좋았던 것이지 지금 제가 크게 문제가 있다거나 부진한 상황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목표에 대해서는 "크게 기대하기보다는 스윙 교정도 진행 중이기 때문에 편하게 하고 싶다"면서도 "그래도 한 달 정도 대회가 없었기 때문에 나름대로는 준비를 열심히 했다"고 우선 3라운드 진출이 '1차 목표'라고 밝혔다.

앞으로 선수 생활을 하면서 이루고 싶은 소망을 묻자 "세계 1위"라고 했다. "세계 1위면 저보다 더 잘 치는 선수가 없다는 것인데 그런 상황을 한번 느껴보고 싶다"는 것이다.

'언제쯤 세계 1위 성은정을 볼 수 있겠느냐'는 말에는 잠시 생각하더니 "2020년"이라고 목표 달성 시한을 설정했다. 그해에 열리는 도쿄 올림픽도 염두에 둔 얘기였다.

성은정은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을 마친 뒤 이달 말 뉴질랜드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에 나가고, 10월에는 LPGA 퀄리파잉스쿨에도 도전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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