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버…첨단 기술에 130년 악기 역사 담았다

한국서 돌풍 야마하골프 최종 목표는 `고객 감동`
최상의 타구음 만들기 위해 `반무향실`서 주파수 분석…그랜드피아노 기술도 적용
UD+2 올해 한·일서 인기…올 가을 RMX 신제품 선보여

기사입력 : 2017.09.11 17:10:04   기사수정 : 2017.09.11 19:3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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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야마하 드라이버 내부 사운드립.
`Creating KANDO Together(감동을 함께 만들어간다).`

일본 시즈오카현 하마마쓰에 위치한 야마하 악기 제조 공장에 쓰여진 문구다. 야마하의 악기들은 최첨단 기술과 특수 소재를 사용해 만들지만 그 종착점은 결국 소비자의 감동(KANDO)이라는 것이다. `감동`. 단순한 단어 같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보다 더 복잡한 단어가 없다. 좋은 소리가 나도 디자인이 맘에 들지 않거나 불편하면 외면받는다. 또 도구의 감촉과 색상, 미묘한 곡선 하나라도 어긋난다면 `감동`이 아닌 그저 `도구`로 인식될 뿐이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음악의 도시` 하마마쓰에서 `감동`을 추구하는 야마하가 만드는 골프 클럽이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야마하의 시작은 무려 1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의료기기 수리공인 야마하 도라쿠스가 오르간을 수리한 인연을 바탕으로 1887년 악기 회사로 출발했다. 이후 1902년 그랜드피아노 제작을 시작했고 점차 영역을 확대해나갔다. 1957년부터 스포츠용품, 1982년에는 골프 클럽 개발을 시작했다.

사실 처음부터 야마하가 `감동 골프 클럽`을 만든 것은 아니다. 무려 8000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그랜드피아노나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는 악기, 모터사이클 등을 제조하는 야마하는 최첨단 소재 기술을 보유했다.

처음으로 드라이버를 만들 때도 `최첨단` `도전 의지`로 신제품을 선보였다. 1982년 선보인 카본 헤드 제품 `이그잼플러`, 1989년 라이각 조절 드라이버, 1991년 단조 티타늄 드라이버 등 `세계 최초`의 혁신적인 제품들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전통을 중시하는 골퍼들에게는 외면받아야 했다. 너무 앞서갔던 탓이다. 그리고 마침내 2003년 출시한 `인프레스`로 전환기를 맞았고 2008년 내놓은 `인프레스 X`는 공전의 히트를 했다.

골퍼들에게 인기를 끈 변화는 바로 `감동`의 첨가다. 첨단 기술에 야마하의 강점인 `악기의 감성`을 담기 시작했다.

세계 넘버1 악기 회사인 만큼 `소리`를 만드는 기술도 탁월하다. 골퍼들의 마음을 훔친 `타구감`의 비밀이다. 야마하 드라이버는 모든 악기의 최적의 소리를 만드는 무음향실에서 탄생한다. 정교한 소리를 만들기 위해 반무향실에서 시제품 드라이버 헤드에 레이저를 쏘고 음향 측정 장비로 타구음을 수치화해 살핀다.

악기를 테스트하는 팀이 골프도 담당한다. 악기의 감성을 골프에 자연스럽게 배어들게 하는 포인트다. 골프 클럽을 제작할 때 악기와 똑같이 감성을 반영하는 방법은 야마하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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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반무향실에서 시제품 드라이버 헤드에 레이저를 쏘고 음향 측정을 하는 모습.
`소리`를 만드는 방법도 악기와 똑같다. 야마하 드라이버의 헤드를 들여다보면 마치 그랜드피아노의 일부를 보는 듯하다. 최고의 소리를 만들기 위한 `사운드 리브(음향판)`가 자리 잡고 있다. 이 음향판 하나 만드는 데도 수개월, 수백 번이 넘는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여기에 드라이버 디자인을 완성하는 `곡선`도 악기와 똑같이 소리와 감성을 모두 만들 수 있는 기술이 총동원된다.

물론 `야마하 방식`의 끝은 사람이다. 모든 악기의 마지막 테스트는 `장인`이 직접 악기를 연주하는 것으로 끝난다. 클럽도 마찬가지. 골퍼를 위한 제품인 만큼 소속 프로골퍼와 테스터의 시타를 통과해야 그제서야 신제품 리스트에 오를 수 있다. 료타 보우자키 매니저는 "사람들은 `좋은 악기를 만난다` `내 음악의 동반자`라는 표현을 쓴다"고 말한 뒤 "제품이 돋보이기보다 `사람`이 우선이다. 골퍼의 도구를 뛰어넘어 파트너이자 동반자와 같은 골프 클럽을 만들어내는 것이 핵심"이라고 전했다.

야마하의 욕심. `클럽`이 끝이 아니다. 샤프트에 코일을 감아 샤프트의 뒤틀림과 헤드의 움직임을 분석해 피팅하는 독자적인 시스템도 만들었다. 여기에 기술 개발과 적용은 끝이 없다. 최근에는 얇은 고무줄 같은 센서를 적용한 동작 분석 장비도 개발하고 있다.

악기 같은 기분 좋은 소리에 모터사이클 같은 퍼포먼스. 상극인 듯한 이 둘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야마하 골프의 인기는 일본보다 더 민감한 한국 골퍼들에게 통했다. 야마하 골프의 수입 총판인 오리엔트골프 이동헌 부사장은 "클럽 연매출 규모가 400억~500억원으로 유지되고 있다. 국내에서 일본 브랜드 중 매출 1~2위를 다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프레스 UD+2를 통해 손맛과 비거리, 마음까지 훔치는 데 성공한 야마하는 올가을 상급자용 라인인 RMX 신제품을 선보일 준비를 마쳤다.

[하마마쓰 =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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