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뭉친 韓, 안방에서 우승 恨 풀다

여자골프 국가대항전 UL인터내셔널 크라운

5승 1패로 A조 1위 오른 뒤
싱글 매치플레이 결승전서
박성현 패·유소연 비겼지만

전인지·김인경 승리 거두며
세번의 도전만에 우승 맛봐

기사입력 : 2018.10.07 20: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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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UL 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 우승을 차지한 한국팀 전인지 유소연 김인경 박성현(왼쪽부터)이 왕관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 제공 = LPGA]
여자골프 세계 최강국인 대한민국이 마침내 명성에 걸맞은 `왕관`을 쓰는 데 성공했다. 무려 세 번 도전한 끝에 얻어낸 값진 우승. 열띤 응원을 펼친 한국 팬들 앞에서 이룬 쾌거였기에 기쁨은 어떤 우승과도 비교할 수 없었다.

7일 미국프로여자골프(LPGA) 주최로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파72·6508야드)에서 열린 8개국 여자골프 국가대항전 `제3회 UL 인터내셔널 크라운` 최종일. 태풍 영향으로 토요일 경기가 취소되며 이날 오전 일찍부터 3라운드 잔여 경기가 치러졌다. 몸이 덜 풀렸음에도 한국 대표팀은 잉글랜드에 2경기를 모두 승리하며 결국 조별리그 5승1패, 승점 10점으로 조 1위를 차지하고 결선 라운드에 올라섰다.

그리고 바로 이어진 싱글매치플레이. 대진표가 나오자마자 분위기가 변했다. 묘하게도 스토리가 있는 라이벌들의 대결이 성사된 것이다. 가장 먼저 경기를 펼칠 세계랭킹 1위 박성현은 `올 시즌 LPGA투어 대세`이자 세계 2위인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을 만났다. 이어진 경기도 묘한 관계였다. 바로 전인지와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 둘은 2016년과 2017년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연이어 차지한 바 있어 `에비앙 챔피언 진검승부 조`가 됐다. 그리고 또 하나의 빅매치. 바로 유소연과 렉시 톰프슨(미국)이다. 지난해 LPGA투어 첫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유소연은 `4벌타`를 받은 톰프슨과 연장 승부를 펼친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가장 먼저 경기를 치른 박성현은 천금같은 8번홀 버디로 기선을 제압한 뒤 12번홀까지 잘 지켜내며 1홀 차 리드를 이어갔다. 하지만 `올 시즌 최강` 쭈타누깐은 후반에 무서운 집중력을 보였다. 13번홀(파3)을 가져오며 동률을 만든 쭈타누깐은 15번홀(파5)과 16번홀(파4)을 연달아 가져오며 2홀 차로 앞서기 시작했고, `여자골프 최강 대결`은 17번홀에서 쭈타누깐의 2홀 차 승리로 막을 내렸다.

1번 주자인 박성현이 패했지만 `팀 코리아`로 뭉친 선수들은 더욱더 힘을 냈다. 첫 승리는 박인비 대타로 합류한 `막내` 전인지가 해냈다. 전인지는 노르드크비스트에 한때 4홀 차 리드를 이어간 끝에 1홀 차 승리를 따내며 한국에 `승점 2점`을 안겼다. 특히 전인지는 유소연과 짝을 이룬 조별리그부터 개인전까지 `4전 4승`을 거두며 우승의 일등공신으로 우뚝 섰다.

이어 한국 선수 중 세 번째 주자로 나선 지난해 브리티시여자오픈 챔피언 김인경은 브론테 로(잉글랜드)를 맞아 마지막 18번홀을 따내며 2홀 차 승리를 거뒀다. 김인경의 승리로 한국은 사실상 우승을 확정했다. 하지만 유소연은 한국의 우승 확정 소식에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미국의 에이스` 톰프슨에게 질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경기도 잘 풀리지 않았다. 13번홀까지 2홀을 뒤졌다. 유소연은 `절대 질 수 없다. 국가대표로서 책임감이 있다`는 생각을 했고 14번홀과 16번홀을 가져와 극적으로 동률을 만들었다. 마지막 운명의 18번홀에서 유소연은 환상적인 벙커샷으로 파를 잡아내며 무승부로 경기를 매듭지었다.

2014년 첫 대회에서 3위, 그리고 2016년 2회 대회 때도 우승을 못하고 준우승에 그쳤던 한국. 처음으로 미국 밖, 특히 한국에서 열린 제3회 UL 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 마침내 우승을 차지하며 `여자골프 왕국`의 체면을 지켰다.

우승 비결은 `팀워크`였다. 이렇게 똘똘 뭉친 모습을 보는 것 자체가 행복했을 정도다. 유소연은 "이 대회는 몇 달 전부터 긴장됐는데 김인경 언니가 우리를 한마음으로 모아주는 역할을 해줘 그 덕에 우승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자 김인경이 "워낙 훌륭한 선수들이 팀을 이뤄 저는 아무것도 한 게 없다"며 "저는 이번주를 쉼표라고 생각했을 정도"라고 겸손함을 보였다. 전인지도 "잘 끌어준 인경 언니, 많은 경험을 토대로 조언해준 소연 언니,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준 성현 언니가 좋은 하모니를 이뤘다"고 즐거워했고, 2승2패를 기록한 박성현 역시 "저는 정말 도움이 안 된 것 같은데 언니들과 인지가 잘해줘서 처음 출전에 우승할 수 있었다"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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