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언더 LPGA 新…김세영, `전설` 소렌스탐 넘다

손베리서 최다 언더파 우승…30언더 넘은 건 LPGA 최초
257타로 72홀 최저타 경신…2위 시간다 9타차 따돌려
최근 부진 털고 통산 7승째…모친 미국 합류한 게 힘 돼

기사입력 : 2018.07.09 17:14:36   기사수정 : 2018.07.09 17: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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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렌스탐을 넘어서고 새로운 신기록을 세우는 꿈이 이뤄졌다."

9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오나이다의 손베리 크리크(파72·6624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손베리 크리크 LPGA 클래식 최종일. `빨간 바지 마법사` 김세영(25·미래에셋)이 커다란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고 함박웃음을 지어 보였다.

김세영은 대회 최종일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잡아내며 최종 합계 31언더파 257타로 시즌 첫 승에 성공했다. 단독 2위를 차지한 카를로스 시간다(스페인)를 9타 차로 따돌린 완벽한 우승이다. 시간다는 이날 버디 10개를 잡고 더블 보기 1개를 범해 8타를 줄였지만 김세영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김세영은 시즌 첫 우승이자 지난해 오초아 매치플레이 이후 1년2개월 만에 우승을 기록했고 LPGA 투어 통산 승수는 `7승`으로 늘어났다.

`31언더파`. 68년 역사를 지닌 LPGA 투어에서 `마의 72홀 30언더파` 기록이 최초로 깨진 순간이다. 이전까지 `최다 언더파` 기록은 2001년 `골프 전설`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2016년 김세영이 첫 LPGA 투어 우승을 차지할 당시 기록한 `27언더파`였다. 당시에도 단 1타가 부족해 `타이기록`을 세웠던 김세영은 불과 2년 뒤 무려 4타를 더 줄여내며 신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이와 함께 `72홀 최저타 신기록`도 동시에 이뤄냈다. 종전 72홀 최저타 기록은 2004년 캐런 스터플스(잉글랜드)가 세운 258타(22언더파)였다. 김세영은 이를 1타 줄였다.

앞서 대회 3라운드에서도 소렌스탐이 2003년 11월 기록한 54홀 최다 언더파(24언더파)와 같은 기록을 세운 김세영은 "소렌스탐을 TV에서 보며 꿈을 키웠는데 함께 이름이 불릴 수 있어서 무척 영광"이라고 말한 뒤 "기록을 깨면 더 높은 곳에 도전하는 게 내 목표"라며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그리고 이어진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무려 7타를 더 줄여내며 자신의 우상을 뛰어넘어 LPGA 투어 최초의 30언더파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제 LPGA 투어 역사에서 `최다 언더파`의 유일한 주인공은 소렌스탐이 아닌 김세영이다.

72홀 31언더파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도 드문 기록이다. `황태자` 어니 엘스(남아프리카공화국)는 2001년 메르세데스 챔피언십(현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십)에서 31언더파로 우승을 차지하며 PGA 투어 72홀 대회 최저타 우승 신기록을 작성한 바 있다. 이후 2009년 스티브 스트리커(미국)는 5라운드로 치러진 밥 호프 클래식에서 4라운드까지 72홀 동안 33언더파를 작성한 바 있다. 사실상 `PGA 투어 72홀 최다 언더파` 기록은 33언더파인 셈이다.

김세영은 4라운드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 274.88야드에 페어웨이 적중률이 76%에 달했다. 아이언샷은 더 날카로웠다. 김세영의 첫날 그린 적중률은 100%였다. 이후 2~4라운드에서도 그린은 단 다섯 차례만 놓쳤을 뿐이었다. 매서운 샷을 앞세워 김세영은 나흘 동안 이글 1개, 버디 31개, 더블 보기 1개를 기록했다.

김세영은 "사실 오늘 보기 없는 라운드가 목표였다. 목표를 이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한 뒤 "나 자신을 믿고 플레이하려고 노력했다. 정신적인 각오를 새롭게 다진 것이 우승으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물론 기쁨도 크다. 김세영은 "2년 전 파운더스컵에서 27언더파를 치고 이번엔 소렌스탐의 기록을 넘어서게 돼 꿈이 이뤄진 것 같아 행복하다"고 즐거워한 뒤 "소렌스탐과 함께 거론되는 것 역시 영광이다. 나는 TV로 그녀를 봐 왔다. LPGA에서 그녀와 함께하는 것이 내 꿈이었다"며 함박웃음을 지어 보였다.

물론 이번 대회에서 선전을 펼치게 한 `비밀 병기`도 있다. 바로 어머니다. 김세영은 아버지와 투어생활을 했다. 하지만 최근 부진으로 김세영이 외로워하며 흔들리자 지난달 어머니가 합류했다. `어머니 손맛`이 깃든 밥을 먹고, 온 가족이 함께 대회에 출전하니 힘이 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우승이라는 `임무 완수`를 한 김세영의 어머니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고 김세영과 아버지는 브리티시여자오픈을 위해 다시 긴 여정에 들어선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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