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퀸의 `폭풍 버디쇼`…이승현 제주그린 정복

에쓰오일 챔피언십 우승
이정은, 박결과 공동 2위…`2연패 도전` 김지현 5위

기사입력 : 2018.06.10 17:32:58   기사수정 : 2018.06.10 17:5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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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버디를 잡은 이승현이 갤러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KLPGA]
이승현(26)의 올해 드라이브샷 거리 순위는 거의 최하위인 110위(232.40야드)다. 한때 거리가 짧은 것 때문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지만 지금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그에게는 `칼날 퍼팅`이란 막강한 무기가 있기 때문이다. 2010년 데뷔 이래 퍼팅 순위에서 5위 밖으로 밀린 적이 한 번도 없다. 2013년에는 1위에 올랐고 지난해에도 2위를 기록했다. 올해는 현재 5위다. 그 퍼팅이 한번 불을 뿜으면 누구도 말리지 못한다.

10일 제주 엘리시안골프장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에쓰오일 챔피언십에서 이승현이 절정의 퍼팅감을 뽐내며 `54홀 노보기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11월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이후 7개월 만에 우승컵을 더하며 통산 승수를 7승으로 늘렸다. 국내 여자골프 무대에서 54홀 노보기 우승은 이번 대회까지 포함해 총 다섯 번 나왔다. 지난해에도 지한솔이 ADT캡스 챔피언십에서 보기 없이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이날 버디 8개를 몰아친 이승현은 합계 17언더파 199타로 이정은(22)과 박결(22)을 3타 차로 제쳤다.

퍼팅 감각도 타고났지만 이승현은 하루 1시간30분~2시간은 꼭 퍼트 연습을 하는 `연습 벌레`이기도 하다. 워낙 연습을 많이 하다 보니 그린에 올라서면 퍼팅 라인이 눈에 확 들어온단다. 전날 공동 선두로 나서고도 "내 주특기인 중거리 퍼트가 잘 들어갔다. 내일도 퍼팅 감각에 기대를 걸겠다"고 말했다.

정말 `미친 퍼팅감`이라고 할 만했다. 특히 15m 가까이 되는 2개의 퍼팅은 스스로도 놀랄 정도였다.

그린 밖에서 넣은 3번홀(파3) 15m 버디 퍼팅이 우승 경쟁자들의 승부욕을 확 떨어뜨리는 역할을 했다면 12번홀(파3)에서 나온 13m 버디 퍼팅은 추격자들의 의지를 빼앗기에 충분했다.

사실 초반만 해도 선두와 3타 차 이내 선수들이 20여 명이나 몰려 있어 치열한 난타전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승현이 3번홀 버디를 포함해 2~6번홀로 이어지는 `5연속 버디`로 독주 체제를 갖췄다. 이승현을 후반까지 위협한 선수는 이정은보다는 지난주 롯데칸타타 여자오픈에서 KLPGA투어 54홀 최소타 기록(194타)을 세우며 우승한 조정민(24)이었다.

15번홀까지만 해도 2타 차로 쫓으며 조정민은 2주 연속 우승에 대한 희망을 품었다. 하지만 16번홀(파3) 티샷 실수로 보기가 나오면서 더 이상 이승현을 막을 경쟁자는 없었다. 조정민은 이 홀에서 공이 카트 도로에 떨어졌으나 구제받을 수 없는 상황이어서 무릎을 꿇고 그 공을 쳐내는 보기 드문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조정민은 단독 4위(13언더파 203타)에 올랐고 지난해 우승자 김지현(27)은 공동 5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오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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