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장타자들의 대결…승자는 무명 인주연

김소이와 연장 두번째 홀서 극적인 버디 잡아 승리해
상금 1위 장하나 비롯해 김아림·최혜진·오지현 등 장타10위 이내 선수들 제쳐
김해림은 공동 34위 그쳐

기사입력 : 2018.05.13 18:02:25   기사수정 : 2018.05.13 21:3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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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서 생애 첫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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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KLPGA 투어 데뷔 3년 만에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인주연이 4라운드에서 티샷을 날리고 있다. <사진 제공=KLPGA>
우승 경쟁은 `장타자 판`이었다. 올해 장타 2위 김아림(265.18야드)을 비롯해 3위 최혜진(19·264.06야드), 5위 오지현(261.33야드), 7위 장하나(26·261.00야드), 10위 인주연(21·259.50야드)까지 `장타 좀 친다`는 국내 여자골프 거포들이 대거 우승 다툼을 벌였다. 그리고 그 피 말리는 싸움에서 홀로 살아남아 정상에서 포효한 주인공은 `언더도그` 인주연이었다.

무명 인주연이 13일 경기도 용인시 수원 컨트리클럽 뉴코스(파72·6543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2개, 더블 보기 1개로 이븐파 72타를 기록해 합계 9언더파 207타로 프로 5년 차 김소이와 연장전을 펼친 끝에 우승했다. 18번홀(파4)에서 벌어진 연장 두 번째 홀에서 인주연은 버디를 잡아 파를 기록한 김소이를 물리치고 승리를 거뒀다. 생애 첫 승을 거둔 인주연은 우승상금 1억4000만원을 손에 쥐었다.

2015년 데뷔한 인주연은 지난해 KLPGA 투어와 2부 투어인 드림투어 시드를 모두 갖고 겸업한 독특한 경력을 가진 선수다. KLPGA 투어에서는 우승이 없었지만 드림투어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최고액 우승상금인 1억원을 차지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가 겸업을 하게 된 동기도 이채롭다. 2016년 드림투어에서 뛴 인주연은 상금 랭킹 35위로 이듬해 드림투어 시드를 1년 더 확보했다. 그런데 그해 겨울 응시한 시드전에서 14위를 차지해 떡하니 KLPGA 투어 시드권마저 땄다. 이런 상황에서는 KLPGA 투어에 집중하는 게 보통이지만 그는 2개 투어를 모두 뛰는 강행군을 선택했다. 이게 이번에 우승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일단 인주연은 지난해 KLPGA 투어 대회에 25차례 출전했으나 11차례나 컷 탈락하고 상금 랭킹도 71위(7800만원)에 그쳐 상금 60위까지 주는 시드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8차례 대회를 치른 드림투어에서 상금 랭킹 2위(1억795만원)에 오르며 올해 KLPGA 투어 시드를 손에 넣었다.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KLPGA 투어 대회를, 주중에는 드림투어 대회를 뛰는 강행군을 한 전략이 성공한 셈이다. 특히 우승상금 1억원이 걸린 드림투어 호반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것이 KLPGA 투어 시드를 확보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대회 이틀째까지 선두를 지킨 인주연은 "1부 투어에 전념하니 심리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부담이 훨씬 작다"며 작년 힘들었던 기억을 돌아보기도 했다.

이날 2타 차 단독 선두로 시작해 아주 험한 하루를 보냈지만 인주연은 이번 우승으로 단번에 스타덤에 올랐다. 장타력을 갖췄고 공격적인 플레이로 올해 이글 획득 순위에서도 3개를 잡아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날 마지막 홀까지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다. 마지막 조가 17번홀(파5)에 갔을 때 김아림, 오지현, 인주연, 김소이까지 4명이 공동 선두였다. 그리고 장하나와 박민지 등이 1타 차 공동 5위권을 형성하고 있었다. 하지만 인주연은 17번홀에서 6m짜리 버디 퍼팅을 성공해 단독 선두로 치고 올라갔고, 김소이가 18번홀(파4)에서 1.2m짜리 버디를 잡아 공동 선두로 경기를 끝내며 연장전으로 승부가 이어졌다. 김소이는 국내 장타 랭킹 61위(244.37야드)였지만 장타자들 틈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저력을 보였다.

이날만 버디 8개를 잡으며 8타를 줄인 김아림이 합계 8언더파 208타로 단독 3위를 차지했고 상금 랭킹 1위를 달리는 장하나, 지난해 드림투어에서 인주연에 이어 상금 랭킹 3위를 차지한 한진선(21), 슈퍼루키 최혜진과 오지현, 박민지 등 5명이 합계 7언더파 209타로 공동 4위를 기록했다.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 3연패를 달성한 김해림(29)은 합계 1언더파 215타 공동 34위로 대회를 마쳤다.

[오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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