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 신인 첫 세계1위…LPGA 홀린 `닥공 골프`

"어리둥절하고 아직 실감안나…말 그대로 가문의 영광이죠"
8일 중국서 블루베이 출전, 1978년 낸시 로페즈 이후 첫 신인왕·올해의 선수 수상 노려

기사입력 : 2017.11.07 17:05:56   기사수정 : 2017.11.07 19: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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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애·박인비·유소연 이어 한국선수 4번째 골프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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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셧업 앤드 어택(Shut Up and Attack).`

박성현(24·KEB하나은행)의 애칭 `닥공(닥치고 공격)`을 영어로 풀어 쓰기가 무척 어려웠을 것이다. 미국 언론이 택한 표현이 바로 `셧업 앤드 어택`이다. 세련된 맛은 없지만 투박한 영어식 표현 `닥공`은 모 아니면 도식의 `박성현표 골프`를 제대로 풀어낸다.

박성현의 닥공 골프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홀리더니 마침내 `신인 최초 세계랭킹 1위 등극`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6일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박성현은 8.4056점을 얻어 유소연(8.3818)을 약 0.02점 차로 근소하게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지난주 박성현은 일본에서 열린 LPGA 투어 토토 재팬 클래식에 출전하지 않았지만 이 대회에 참석했던 유소연이 공동 33위로 부진한 바람에 뒤집기에 성공했다. 서울 유현초 2학년 때인 2000년, 어머니 권유로 골프를 처음 시작한 지 17년 만에 세계 최고 자리에 오른 것이다.

2006년 세계랭킹 시스템이 도입된 후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쩡야니(대만), 리디아 고(뉴질랜드) 등 그때 당시 `골프 여제`로 불린 톱골퍼들이 세계랭킹 1위에 올랐지만 LPGA 데뷔 첫해에 `골프퀸` 자리에 오른 것은 박성현이 처음이다.

박성현은 LPGA 홈페이지에서 "내게나 내 가족 모두에게 큰 영광"이라며 "(하지만) 랭킹 때문에 어떤 변화가 있지는 않을 것이다. 랭킹이 오른 사실보다 내 미래의 플레이가 어떤지가 더 중요하다고 믿는다"는 소감을 밝혔다.

매니지먼트사인 세마스포츠마케팅을 통해서도 "갑작스럽게 접한 결과라 어리둥절하고,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말 그대로 `가문의 영광`이라고 생각한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면서 "LPGA에 먼저 진출했던 선배들이 세계 1위를 할 때 `언제 저 자리에 갈 수 있을까` `1위를 하면 어떤 기분일까` 부럽고 궁금했는데, 막상 1위에 오르니 마음이 무거워진다. 선배들이 새삼 대단하다고 느껴진다"고도 했다.

박성현은 선수로는 12번째, 1위 변화로는 22번째 골프퀸 자리에 올랐다. 2006년 소렌스탐이 처음으로 세계 1위에 오른 뒤 오초아, 신지애, 미야자토 아이(일본), 크리스티 커(미국), 쩡야니, 스테이시 루이스(미국), 박인비, 리디아 고, 에리야 쭈타누깐(태국), 유소연이 `골프 여제` 바통을 이었다.

한국 선수로는 신지애, 박인비, 유소연에 이어 네 번째 세계 1위 등극이다. 2명 이상 세계 1위를 배출한 국가는 미국(2명)과 한국 둘뿐이다.

올해 박성현의 활약은 `새 골프 여제` 등극에 걸맞게 눈부실 정도다. 이미 지난달 5개 대회를 남긴 상황에서 신인상을 확정했고 올 시즌 21개 대회를 포함해 29개 대회에서 한 번도 컷오프를 당하지 않았다. 물론 박성현만의 기록이다. 올해 US여자오픈과 캐나다 여자오픈 2승을 포함해 `톱10`에 아홉 차례 올랐고 상금 1위, 평균타수 2위, 올해의 선수 2위, CME 글로브 포인트 3위, 그린적중률 7위, 장타 9위 등 모든 부문에서 `남다른` 성적을 내고 있다.

올해 216만1005달러를 획득한 박성현은 상금 면에서는 누구도 가보지 못한 길을 걷고 있다. US여자오픈 우승으로 14개 대회, 4개월14일로 LPGA 사상 가장 빨리 통산 상금 `100만달러 돌파` 기록을 세웠고 200만달러 돌파도 19개 대회, 7개월13일로 누구보다 빨랐다.

박성현은 이제 2개 대회를 남긴 상황에서 1978년 낸시 로페즈 이후 처음으로 신인상과 올해의 선수 동시 수상을 기대하고 있다. 평균타수와 100만달러 보너스가 걸린 CME 글로브 포인트에서도 1위 자리를 노리고 있다. 신인 첫해에 모두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셈이다. 박성현은 "솔직히 아니라고 말하고 싶지만, 남은 두 대회가 많이 부담되는 게 사실이다.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홀마다 집중해서 경기를 풀어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LPGA 투어는 8일부터 중국에서 열리는 블루베이 LPGA와 16일부터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열리는 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으로 이어진다.

[오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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