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포틀랜드 클래식] 루이스, 12번 준우승 끝에 웃다

39개월 만에 정상 올라…우승 상금은 전액 기부
전인지는 올 5번째 2위

기사입력 : 2017.09.04 17:13:27   기사수정 : 2017.09.04 17:3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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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한국시간)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컬럼비아 에지워터 컨트리클럽(파72·6476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캠비아 포틀랜드 클래식 최종일 18번홀.

짧은 파퍼트를 성공시킨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의 얼굴이 붉게 상기됐고 두 눈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다시 우승을 하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말한 루이스는 무려 3년3개월, 84개 대회 만에 LPGA투어 우승이자 자신의 통산 12번째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는 데 성공했다.

2012년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한 뒤 2013년 세계랭킹 1위에도 오른 루이스는 `미국의 에이스`라는 타이틀을 달며 2014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미국 선수로서 21년 만에 올해의 선수상, 최저타수상, 상금왕에 오른 것. 하지만 그해 6월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우승 후 슬럼프에 빠졌다.

2015년 스윙 교정을 했지만 오히려 독이 됐고 승부처마다 실수가 터져나왔다. 지난해 초 세계랭킹 3위였지만 지난주에는 18위까지 떨어지며 `미국 에이스`라는 타이틀도 렉시 톰프슨에게 내준 지 오래다.

그렇다고 성적이 아주 나쁜 것은 아니었다. 이번 우승 전까지 3년3개월 동안 83개 대회에 출전한 루이스는 준우승을 12차례나 거뒀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 12번 중 절반이나 되는 6번은 한국 선수들에게 덜미를 잡혀 우승을 내줘야 했다.

이번 대회 최종일에서도 전인지(23)와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치면서 불안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던 이유다.

이날 버디만 5개를 잡으며 추격하던 전인지가 16번홀에서 7m 넘는 버디 퍼팅을 성공시키며 루이스를 1타 차까지 따라붙었다. 루이스는 "전인지가 16번홀에서 긴 버디 퍼팅을 성공시켰을 때는 정말 긴장됐다"고 돌아봤다.

이후 2개 홀에서는 올 시즌 준우승만 네 차례 했던 전인지와 루이스의 매치 플레이 같은 경기가 펼쳐졌다. 살 떨리는 승부. 17번홀에서 승부가 뒤바뀌는 듯 보였다. 루이스의 두 번째 샷은 그린을 넘어갔고 전인지는 2.5m 버디 퍼팅을 남긴 것. 위기의 순간 루이스의 집중력이 빛을 발했다. 칩샷을 홀 2m에 붙인 뒤 파를 잡아낸 것. 전인지는 버디를 놓치고 똑같이 파로 홀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운명의 18번홀. 전인지의 티샷은 러프에 빠졌지만 루이스는 벙커에서 두 번째 샷을 남겼다. 연장전에 들어갈 듯 보였다. 그런데 루이스의 벙커샷이 그림같이 날아가 그린에 안착했다. 반면 전인지의 러프샷은 그린을 넘어갔고 승부는 그대로 막을 내렸다.

숨 막히는 우승 경쟁에서 승리한 루이스는 "이렇게 힘든 상황을 극복하고 우승했기 때문에 이제 샷도, 퍼트도 자신감을 되찾게 될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상금 전액을 기부하기로 했던 루이스는 공약을 지켰다. 우승 상금 19만5000달러(약 2억1800만원)를 우승 직후 텍사스주를 강타한 허리케인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위해 내놨다. 루이스는 "많은 사람에게 힘을 주기 위해 힘을 낸 한 주였고, 나 역시 힘든 상황을 벗어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루이스가 환하게 웃은 반면 전인지는 또다시 `준우승 징크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앞서 열린 캐나다 퍼시픽 여자오픈에서도 박성현(24·KEB하나은행)에게 역전패했던 전인지는 이번 대회에서 또다시 준우승에 그치며 올 시즌 8번째 톱10이자 5번째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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