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어렵다던 60대 스코어 `풍년`

실력 향상에 코스도 쉬워져…60대 타수 22명으로 4배↑
박인비, 60대타 비율 최고…유소연·톰프슨 2·3위 기록

기사입력 : 2017.07.10 17:26:06   기사수정 : 2017.07.10 19: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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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60대 스코어를 50% 이상 친 선수는 4명뿐이었다. 평균 타수 1위에 오른 전인지(51.39%)를 비롯해 리디아 고(51.06%), 에리야 쭈타누깐(50.93%), 펑산산(50.62%)이 자신의 전체 라운드 중 절반 이상 60대 스코어를 쳤다. 연속 컷 통과 기록을 쓰던 현 세계랭킹 1위 유소연도 60대 스코어를 친 비율이 45.75%에 불과했다. 60대 타수 비율이 40%를 넘은 선수도 8명이 전부다. 하지만 올해는 60대 스코어가 넘쳐난다. `60대 타수 풍년`이라고 해도 될 정도다.

10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오나이다의 손베리 크리크 골프장(파72·6624야드)에서 끝난 손베리 크리크 클래식(총상금 200만달러) 최종일 경기에서 김세영은 보기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7개를 쓸어담아 9언더파 63타를 쳤다. 태국의 폰아농 펫람은 10언더파 62타를 기록했다. 둘의 추격전이 불을 뿜었지만 우승은 이날 2언더파 70타를 친 캐서린 커크(호주)에게 돌아갔다. 김세영은 단독 3위(합계 20언더파 268타), 펫람은 단독 4위(합계 19언더파 269타)를 기록했다. 커크는 3라운드까지 60대 타수 행진(68-63-65타)을 벌이며 타수 차이를 넉넉히 벌린 덕에 2010년 10월 나비스타 클래식 이후 약 6년9개월 만에 LPGA 투어 통산 3승째를 올릴 수 있었다. 이번 대회에서 나흘 내내 60대 타수를 친 선수도 6명이나 됐다.

손베리 크리크 클래식까지 포함해 18개 대회가 치러진 올해 LPGA 투어에서 50% 이상 60대 타수를 친 선수는 14명이나 된다. 지난해에 비해 10명, 무려 3.5배 늘어난 수치다. 40% 이상 선수들로 확대하면 그 숫자는 33명에 이른다. 올해는 60대 타수를 60% 이상 기록하는 선수들도 있다. 부상에서 돌아온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박인비(66.67%)를 비롯해 `골프퀸` 유소연(64.44%), 장타자 렉시 톰프슨(63.04%) 등이 올해 뜨거운 샷을 날리고 있는 주인공들이다. 이들 `샷 메이커 3인방`은 평균 타수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톰프슨이 68.848타로 1위, 박인비가 68.976타로 그 뒤를 잇고 있고, 유소연은 69.000타로 3위다.

60대 타수뿐 아니라 평균 타수도 예년에 비해 호성적이 차고 넘친다. 작년 70타를 깨고 69타대 평균 타수를 기록한 선수는 총 5명이었다. LPGA 역사상 가장 많은 숫자였다. 하지만 올해 이 숫자는 현재 22명으로 늘어났다. 4배 이상 많은 숫자다. 71타를 깬 선수로 확장하면 모두 51명이나 된다. 작년에는 71타보다 좋은 평균 타수를 기록한 선수가 24명에 불과했다.

현재까지 LPGA 투어에서 평균 타수 69타를 깬 선수는 2004년 안니카 소렌스탐(68.697타)이 유일하다. 톰프슨, 박인비, 유소연은 소렌스탐 이후 13년 만에 `평균 타수 69타 깨기`에 도전하고 있다.

이처럼 올해 호성적이 잇따르는 이유는 LPGA가 화끈한 골프를 유도하기 위해 코스 세팅을 쉽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티샷 한번으로 공을 그린에 올릴 수 있는 `드라이버블 파4홀`도 자주 등장한다.

선수들의 실력이 상향 평준화하는 것도 호성적이 잇따르는 이유 중 하나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톱 랭커들이 대거 LPGA로 눈을 돌리면서 실력 좋은 선수들이 갑작스럽게 늘어났고, 서양 선수들도 맹훈련을 하면서 실력이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워낙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뛰어난 기량을 갖춘다고 해도 2승을 하기 힘든 게 LPGA의 현실이다. 올해 다승자는 2승의 유소연이 유일하다. 18개 대회에서 무려 17명의 서로 다른 얼굴의 챔피언이 등장했다.

이번주 LPGA 대회는 13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리는 US여자오픈으로 이어진다. 코스를 가장 어렵게 세팅하기로 악명 높은 이번 대회에서도 60대 타수를 치는 선수가 많이 나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오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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