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10` 한번 없던 박보미, 신데렐라 됐다

상금랭킹 77위 무명 선수, 연장전서 이지후 꺾어
우승상금 1억원도 획득…中 펑산산 공동4위 머물러

기사입력 : 2017.07.09 17:47:19   기사수정 : 2017.07.09 20:03:18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톱랭커 빠진 금호타이어 여자오픈서 생애 첫 승

460004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사진설명금호타이어 여자오픈 최종일 버디를 잡고 갤러리에게 인사하고 있는 박보미. [사진 제공 = KLPGA]
상금 랭킹 `톱10`이 모두 빠졌다. 이번 시즌 우승 맛을 본 선수가 한 명도 출전하지 않았다. 상금 20위까지 확대해도 출전자는 상금 15위 장하나(25)와 17위 김현수(25) 두 명이 전부였다. 누가 이 천금 같은 기회를 잡느냐의 싸움이었다.

톱 랭커들이 대거 불참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금호타이어 여자오픈에서 무명 박보미(23)가 생애 첫 승을 거머쥐며 신데렐라가 됐다.

9일 중국 웨이하이의 웨이하이포인트 골프장(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박보미는 버디 5개, 보기 3개로 2언더파 70타를 기록해 합계 6언더파 210타로 이지후(24·유진케미칼)와 동 타를 이룬 뒤 연장 첫 홀에서 파를 잡아 우승했다. 79번째 대회 만의 우승이다.

사실 이번 대회는 미국 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온 장하나와 세계 랭킹 6위 펑산산(중국) 중 우승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잘한다`는 선수들은 그동안 쌓인 피로를 풀기 위해 모처럼 휴식을 택했기 때문이다. `지현 천하`를 구가한 `대세` 김지현(26)과 김지현2(26)는 물론 오지현(21)과 이지현(21)이 모두 빠졌고 대상 포인트 1, 2위 이정은(21)과 김해림(28)도 휴식을 취했다. 김민선(22), 김자영(26), 김지영(21), 박민지(19), 배선우(23), 조정민(23), 박결(21), 이소영(20) 등 올해 리더보드를 장악했던 선수들이 출전을 고사했다.

첫날부터 이변이 시작됐다. 장하나가 첫날 80타를 치더니 결국 컷오프되며 대회장을 떠났다. 더욱이 첫날 6언더파 66타를 치며 단독 선두에 나섰던 펑산산마저 둘째날 1타를 잃고 흔들리더니 최종일까지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사실 펑산산은 지난 5월 볼빅 챔피언십에서 우승 했지만 상금 랭킹 20위에 머물러 있을 만큼 하향세가 뚜렷했다. 작년 펑산산의 상금 랭킹은 5위였다.

대회 초반은 혼전 그 자체였다. 펑산산을 비롯해 10여 명이 우승 가능권에 있었다. 그 안갯속을 뚫고 고개를 쭉 내민 선수는 올해 상금 랭킹 77위 박보미와 상금 랭킹 67위 이지후였다. 상금 77위와 67위 간 우승 경쟁이 된 것이다.

2라운드에서 7연속 버디를 잡으며 선두권으로 치고 나선 박보미는 이날도 1~3번홀 연속 버디로 2타 차 단독 선두까지 나갔으나 후반 보기를 쏟아내며 흔들렸다. 하지만 모처럼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미 경기를 끝낸 이지후에게 1타 뒤진 채 맞은 18번홀(파4)에서 5m짜리 버디를 떨구며 연장전에 합류했다.

박보미는 사실 전날 최고의 샷을 날리며 대역전을 예고했다. 무려 7연속 버디를 잡는 슈퍼샷으로 첫날 공동 16위에서 공동 2위로 뛰어오른 것이다.

2012년 KLPGA에 입회한 뒤 우승은 물론이고 `톱10`에조차 한 번도 든 적 없는 무명 박보미는 평생 한 번 찾아올까 말까 한 기회를 놓치지 않고 우승으로 연결했고 상금 1억원을 두둑히 챙기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이번 대회 우승 상금 1억원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번 상금(1억1573만원)과 거의 비슷하다. 2014년 상금 순위 84위, 2015년 82위, 2016년 89위에 머물러 해마다 시드전을 치러야 했던 박보미는 이번 우승으로 2018년 출전 자격을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됐다.

반면 이지후는 한때 2타 차 단독 선두까지 나서며 우승을 눈앞에 뒀으나 17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하며 박보미에게 연장 기회를 준 것이 아쉬웠다.

이 대회에서 두 번 준우승을 차지했던 펑산산은 이날 1타를 잃고 합계 4언더파 212타에 머물러 공동 4위로 경기를 마쳤다. 2011년 10월 대우증권 클래식 이후 통산 2승에 도전했던 박유나(30) 역시 1타를 잃고 단독 6위(합계 3언더파 213타)에 만족해야 했고 2008년 신인왕 최혜용(27)은 단독 7위(합계 2언더파 214타)로 대회를 마감했다. 이날 마지막 홀에서 보기를 기록해 연장전에 합류하지 못한 안송이는 합계 5언더파 211타로 단독 3위에 올랐다.

[오태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